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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이 길을 만든다

킥이 있는 줌마 스타일

이희숙 / 한국보랄석고보드 부사장(CFO)


1. CFO, 신뢰로 마음을 사로 잡는다

CFO로서 안살림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임원이 되고 나니 역할이 달라지던가요?

네, 달라졌죠. 우선 CFO는 중간관리자와 달리 주요사안들에 대해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해야 하므로 그 점이 처음에는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여러 정황들과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 등이 참고 되어야 했을 뿐만 아니라, 각 부문에서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위험관리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했습니다. 둘째, 이제는 혼자 잘해서도 안 되고 부서전원 각자가 그들의 역할을 잘 완수할 수 있을 때, 회사전체의 조직을 상대로 CFO로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점이 어려웠으며, 그리고 전 부서 및 직원을 대상으로 최적의 업무협조를 이끌어 내어야 하고 또한 업무성과가 낮은 당부서 직원들을 격려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일이 가장 힘든 경험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임원으로서 대관업무를 하다보면 제가 여성이어서 상대방이 불편해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서로 많이 편해 진 것 같습니다. 즉, 임원으로서 CFO의 역할은 회사 및 각 부문의 전략적 비즈니스파트너 및 오피니언 리더가 되어야 하기에, 전문가 및 전략가 그리고 사업가로서의 역량을 길러야 했습니다.

그렇다면 CFO로서 탄탄히 자리 잡게 한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요?

일을 열심히 그리고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부서원 뿐만 모든 조직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일이었습니다. 임직원들과 신뢰가 형성되지 않으면 아무리 업무를 열심히 잘하고 우수한 성과를 내더라도 본연의 역할을 다하는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봅니다. 재무는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 숫자의 정확도입니다. 숫자가 재무의 생명이라 숫자로 말해야 하죠. 숫자 자체보다는 숫자에 의미를 불어 넣어서 숫자로 CFO로서의 의지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성과와 사람 사이에서 고민이 많을 텐데요. 성과를 내지 못하는 직원은 어떻게 하나요?

사람은 다 좋아요. 하지만 사람과는 관계형성이고 성과는 우리의 자존심이죠. 재무는 숫자로 말한다 했는데 숫자와 성과에서 자꾸 문제가 발생하다 보면 블랙홀이 생길 수 있죠. 그럴 때는 직원들과 직접 대화를 합니다. 직원들에게 앞으로 서로의 성장 가능성을 토로하면서, 지금 현장에서 접하게 되는 모든 역동적인 업무를 수행하면서 여러 어려움을 직면하게 되는데 이런 것들은 돈 주고도 배울 수 없는 살아 있는 교육이라고 많이 강조해요. 그러면 각자가 힘들지만 서로의 성장을 위해 잘 인내해 줍니다. 가능하면 건설적인 직언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있는 그대로를 이야기하다 보면 서로간의 이해가 높아집니다. 업무분장도 개인의 가치와 협무효율성을 최대화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고려합니다.

임원이 된 뒤 직면한 위기의 순간이 있었나요?

많았죠. CFO는 의사결정에 있어서 직관력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래를 바라보고 미리 준비해야 하며 기업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스스로 판단해야 하며 또한 책임이 많이 따르는 위치에 있어서 외롭기도 합니다. 1997년 동아시아 경제위기 그리고 IMF 체제 등을 겪으면서 CFO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이해가 많이 변화했습니다. 2003년 이라크전쟁 및 SARS 질병(급성 호흡기 증후군) 등으로 인한 외환위기가 왔을 때의 일입니다. 당시 외화거래 금액이 상당히 컸었는데, 엄청난 외환위기에 직면하게 된 것입니다. 회환위험관리가 매우 중대한 사안으로 CFO로서 판단과 전략적 의사결정 등 그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고 그때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영업직원들이 매출 1억원을 달성하기 위해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때, 저는 책상에 앉아서 외환위험으로 인해 그 백배 이상을 순간에 잃어버릴 수도 있었으니까요. 환율은 신도 모른다고 합니다만, 그때를 떠 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많이 울렁거립니다. 또한 재경부서의 역할은 대부분 돈과 직접 연계됩니다. 보험이나 세금 등은 하루만 빈 공간이 생겨도 그 금전적 영향이 지대할 수 있으므로, 항상 모든 관련된 업무처리는 최소한 기한 하루 전에 처리하라고 독려합니다, 마지막까지 가면 안 된다고 강조하죠. 최종기한을 놓치게 되면, 즉시 손실을 초래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임원의 자리에서 이뤄낸 뿌듯한 성공 사례도 들려주세요.

기업의 성장을 이끌어 내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구축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한 것이었습니다. 직접 법인을 설립하고, 신사업을 확장하는 등의 프로젝트를 완수하면서 극복한 어려움 이상의 성취감에서 오는 CFO로서의 자존감에 가슴 벅차하기도 했었습니다. 또 다른 경우는 네트워킹이 빛을 발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새로 이직한 회사에서 투자프로젝트가 있어서 네트워킹 해오던 컨설턴트와 “이런 경우가 있는데 세금혜택은 없을까?” 논의를 하다 보니 가능한 길이 보였습니다. 분석을 하면 뭔가 방법이 나오겠다 싶어 그분과 관련 규정 등을 공부하기 시작했죠. 결론적으로 회사의 이익에 지대하게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만약 이 분과의 네트워킹이 전 직장의 프로젝트와 같이 종료되었다면 이러한 성공 사례도 없었을 거예요. 저는 한번 인연을 맺은 분은 업무의 연계성 등을 떠나 인간관계를 이어 가는 편입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정작 도움이 필요할 때는 흔쾌히 도와주셨고, 꾸준한 네트워킹에서 작은 정보 하나로 회사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었던 경험입니다. 네트워킹은 의도적으로 실익을 얻기 위해 하게 되면 오래 못가죠. 평상시에 빈 마음으로 이어 와야 한다고 봅니다. 요즘 외부 모임에 가면 서로 멘토링을 하지요.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하자고, 하하.

회사에서 남녀간 성별 차이가 보이나요?

물론이죠. 제가 먼저 조직 내의 남녀성별의 특성을 알아야겠다 싶어서 ‘화성남자 금성여자’ 책을 요약도 하고,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강의를 한 적도 있습니다. 여성과 남성의 특징을 서로 아는 것이 젊은이들의 연애에도 필요하고, 자녀와의 관계에도 필수이기는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조직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다른 점은 가치관, 의사소통 및 호혜적 특성 등 이론적으로야 길지만, 일단 남성은 야단치기가 좀 편합니다, 남성은 이성적이라 이야기를 하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편인데 비해, 여성은 감성이 많이 작용하죠, 가끔 눈물이 앞서기도 하구요. 저도 물론 그런 부분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에게 직언하기는 불편한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반면 남자는 100 퍼센트 받아들이지는 않더라도 이야기하는 것을 수긍하는 부분은 있는 것 같아요.

여성 임원으로서 어떤 부분을 잘 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여성 임원으로서 첫째는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회사의 안살림을 맡고 있고 또한 CFO 입장에서 업무처리를 하다 보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할 때가 많지만, CFO 외의 임원 분들은 아무래도 진취적이고 비즈니스를 성장시켜야 하므로, 이러한 부분의 균형을 잡아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로는 여성 임원들이 상대적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것 같아요. 또한 원칙을 중시하지요. 회사의 정책이나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내부통제나 기업윤리 등을 전 부서에 요청하고 지켜주기를 당부하는 입장이니 제가 솔선수범해야 하며, 그 가운데에서 흔들리지 않고 중심축을 잘 지키려고 굉장히 노력하는 편입니다. 세 번째는 좀 디테일한 부분도 신경을 써야 하는 경우도 있어서 회사에서 돌아가는 작은 변화에도 신경을 쓰고 잡아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나머지 하나는 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직원들을 대할 수 있어요. 남성들은 술 한 잔과 담배 한 대로 서로 정보공유가 되지만, 여성들은 가능하면 많이 귀담아 들어 주려고 하고 배려해 주려고 하는 모성애가 저변에 있는 자상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남성들의 네트워크에 여성들이 접근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남자 직원들과의 교류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요?

주로 직원 자신의 성장과 가족들에 관한 것에 관심을 많이 표현하는 편입니다. 저는 직원들에게 성장의 기회를 많이 주려고 노력하고 조언도 많이 하지요. 그런데 남성에게는 조언과 충고가 잘 통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잔소리로 설득하는 대신 그냥 던져주는 방법으로 바꿨습니다. 관심을 보이면 친절이고. 또한 수직간 신뢰형성은 직원 각자가 조직에서 인정받고 발전, 성장하고 있다고 인지할 때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현 조직에서 베트남과 필리핀에 CFO를 한 명씩 파견하였고, 말레이시아 소재 지역 본사 소속으로 중간관리자 두 명을 전보시켰습니다. 직원들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요. 해당 직원이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이면 남아 있는 조직이 다소 힘들어져도 절대 기회를 포기하게 하지 않습니다. 남아 있는 직원들한테도 좋은 본보기가 되니까요.

네트워킹으로 업무를 성공적으로 끌어내기도 했는데 대외 네트워킹은 많이 했습니까?

많이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어느 조직에서든 사람이 가장 중요합니다. 외부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사람을 많이 알아야 시장 등에 관한 외부정보 교류도 가능할 뿐만 아니라 한 분 한 분이 저의 스승님이 되시지요. 저는 1999년부터 외부 네트워킹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모시고 있던 외국인 CEO분께서 대외활동 등을 잘 하시면서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주재하시는 동안 굉장한 인맥을 구축하셨어요. 여러 모임의 조찬, 오찬자리에 많이 참석하게 되면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고, 덕분에 이런 저런 경험을 많이 했어요.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에서 말하는 성공의 85%는 인간관계라는 점을 더욱 확신하게 된 계기이기도 합니다. 회사 안팎으로 사람이 재산이에요, 나이가 들수록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네트워킹의 노하우가 있다면요?

크게 두 가지 입니다. 하나는 교육과정이고, 다른 하나는 조찬이나 오찬 모임이에요. 저는 꾸준한 자기관리의 필요성을 통감하고 업무와 관련된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찾아서 저를 개발하는데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네트워킹의 장으로 교육의 기회를 많이 활용한 편입니다. 서울대 CFO 전략과정 및 카네기최고경영자 리더십과정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교육에 참여한 사람들은 니즈가 비슷하고 열정적이 분들이 많아서 네트워킹이 끈끈하게 잘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네트워킹의 철칙으로 삼는 것은 상대방에게 제가 도움을 더 많이 줄 수 있는 입장이 되던가, 아니면 아예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의도적으로 도움이 필요해서 다가가는 것은 상대방이 부담스러워 할 수 있지요. 부득이한 경우에는 애초부터 솔직하게 먼저 이야기를 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이 많이 불편함을 느끼게 됩니다.
두 번째는 여러 행사의 조찬 혹은 오찬 모임에 많이 참석하는 것인데, 각 모임에서 수많은 정보를 접하게 됩니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한 분으로부터 한국인은 왜 그리도 부지런한지 모르겠다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매일 호텔에서 수많은 조찬과 오찬 참석자들을 보게 된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래요, 우리는 부지런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 하나를 더 추가한다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의를 많이 하려고 합니다. 강의를 하는 강사끼리도 네트워킹의 기회가 되는 경우도 있고, 또는 수강자들과도 또한 좋은 네트워킹의 기회를 만들기도 합니다.

네트워킹이란 결국 본인의 노력만큼 얻어지는 군요.

그럼요. 그리고 처음 명함을 받은 다음에는 또 다른 액션을 취해야 합니다. 돌아와서 정보를 보내 드린다든지, 감사 인사를 한다든지. 요즘 본 받을만한 분은 좋은 정보를 정기적으로 꾸준히 보내주시는 분으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지요. 상대방이 미안할 정도로 베푸는, 그런 사람이 먼저 마음이 가는 것 같아요.

어떤 리더입니까?

킥이 가능한 줌마스타일? 저는 잘 될 때는 그냥 옆집 아줌마 스타일이에요. 챙겨주고 돌봐주고 마냥 쏟아 붓죠. 하지만 아니다 싶으면 킥을 날립니다. 한방 맞으면 치명적이죠. 저는 좋고 싫고를 명확하게 표현하려고 해요. 예를 들어 직원들이 잘못한 것을 보고를 하면 그냥 받아들이죠. 저도 실수하니까요. 그런데 숨기려 한다든지 자기 합리화를 위해 자꾸 변명을 만들면 킥을 날리죠. 소리도 지르기도 하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합니다. 호랑이띠에 O형이라 돌려서 하는 스타일이 아니죠. 저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나이 들면서 조금은 부드러워진 것 같긴 합니다.
리더는 직원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권한 위임을 잘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초반에는 디테일하게 했으나, 지금은 되도록 권한을 많이 위임합니다. 팀장이 본인의 역량을 바탕으로 나름대로 전략적으로 일을 끌어가려면 책임도 있지만, 권한도 있어야 되니까요. 또 하나는 윗사람이 주는 메시지가 명확하지 않으면 아랫사람들이 우왕좌왕하게 되는데 저는 그런 흔들림이 없지 않나 싶습니다. 처음과 끝이 시종일관 같은, 그런 사람이고자 합니다. 제 경험상 윗분의 경영철학이나 업무 진행방식이 일관성이 없으면 존경심이 없어지더군요.

하하, 호랑이띠에 O형이라 재밌습니다. 외유내강, 아니 외강내유 인가요?

강은 없는 것 같은데요. 사실 스스로는 강하다고 생각은 않습니다. 강해져야 하는데…. 좀 전략적이어야 하거든요. 제가 요령이 부족하죠. 듣기 좋은 말도 가끔 해야 할 때도 있어야 하는데 근거 없는 말은 못하다 보니… 어떤 때는 제가 원하는 것만 이야기해서 본전도 못 찾기도 하지요. 정말 필요한 것을 가지고 와야 하는데, 전략적이지 못해서 직접 갈 수 있는 것도 돌아가서 좀 고생도 합니다. 잘하는 것이 있어도 제 자랑도 잘 못하고요.



2. 상생적실, 언젠가 강단에 설 수 있는 그 날을 위해

위로 올라가면 아래가 잘 보인다고 합니다. 여성 직원이나 중간관리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먼저 여성 직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은… 첫째, 본인 스스로를 성차별 하지 마세요. ‘여성이니까 이런 점은 남성 직원이 이해 또는 배려해 주겠지’라는 기대는 버리라는 것이지요. 나는 여자니까 힘든 일은 남자들더러 하라? 그것도 아니죠. 자기가 솔선수범하다 보면 남자동료들이 보고 도와주지요. 둘째, 시간 제약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드세요. 부모님이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든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인력자원을 철저하게 준비하세요. 그 부분이 해결이 되지 않으면 계속 불안하게 되지요. 셋째, 회사 내에서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네트워킹을 하세요. 먼저 주려고 하고, 목적 없이 다가가면 진정한 네트워킹이 됩니다.
그리고 중간관리자에게 하고 전하고 싶은 말은, 대내외적으로 인간관계를 잘 형성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저도 매일 실천하려고 아직도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긴 합니다만, 미.인.대.칭.비.비.불.을 당부합니다. 매일 미소 짓고, 인사하고, 대화하고, 칭찬하고 반면, 비난, 비평 그리고 불만 토로를 자제하게 되면 관계형성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리라고 봅니다.

여자 임원이 되겠다, 이렇게 꿈은 크게 가지라고 하고 조언해주고 싶으세요? 저는 꿈이 CFO였어요. CFO로 지금까지 15여 년을 만족하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CEO를 꿈을 꾸었더라면 영업도 해보고 공장에서도 경험을 해보지 않았을까요. 옛날에는 한 우물만 쭉 파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한 우물이 아닌 여러 부문을 경험한 사람을 원하는 것 같아요. 후배들에게는 가능하면 한살이라도 젊었을 때 여러 가지 부문을 경험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일례로 전 직장에서는 재경팀원을 채용할 때 영업팀에서 6개월 이상 근무하도록 인사발령을 하지요. CFO인 경우에도 영업, 마케팅과 전략 그리고 생산 등을 경험해 볼 수 있으면 오히려 재경부분의 경력은 짧더라도 길게 보면 오히려 롱런할 수 있는 전략이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후배들에게 CEO를 목표로 삼으라고 해요. 어떤 일을 하든 CEO 마인드로 임하면서 말이죠. CFO는 많은 부문 중 하나일 뿐이지요. 저도 CEO가 되어서 더 넓은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지만, 미리 준비하지 못했으니 꿈을 꾸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꿈은 꾸고 있답니다.

꿈만 꾼다고 되는 것은 아닌데 어떻게 꿈에 접근하면 좋을까요?

상.생.적.실.하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항상 내 꿈을 상상해 보고, 수시로 생각하고 그리고 그 계획한 바를 적고 반드시 실천하라는 것이지요. 열정적으로 실천하게 되면 성공은 내편이 되지요. 카네기 CEO리더십과정에서 배운 것으로 계속 머리 속에만 갖고 있으면 꿈으로 남게 되고 실천이 따라야 꿈을 이룰 수 있겠지요. 꿈을 실현하는 계획을 실천하면 우리는 성공할 것입니다.
지난해에 그룹 회장님과의 만찬 석상에서 동석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지금까지 CFO의 경험밖에 없다고 말씀 드렸더니 “왜 진작 공장도 한번 경험해 보지 않았느냐, 지금이라도 관심이 있느냐” 라고 질문을 하셨는데, 바로 예스라는 대답을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공장은 본인과는 절대 관련이 없는 부문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회장님 질문을 듣고 소스라치게 놀랐지요. 상상도 못했던 그 질문에 뒤통수를 한대 맞은 기분으로 제 꿈에 대해 달리 생각하게 됐어요. 막연하게 꿈을 준비하고 있었던 거죠. 이 계기로 꿈을 이루기 위해 새롭게 뭔가를 다잡아야겠다는 다짐을 했었어요.

리더십 과정이나 계속하는 공부도 그런 실천 중의 하나인가요?

카네기CEO리더십과정에 참여하면서 계속 공부를 하게 된 계기는 시작되었어요. 본 과정은 지식을 가르쳐주는 곳이 아니라 과정 중에 본인이 계획을 세우고 꼭 실천하게 만들지요. 그 계획 중 세 번째가 ‘정년 후 커리어를 준비하자’ 였어요, 그 꿈은 저의 염원인 선생님이에요. 졸업 후 처음 사회에 나올 때는 그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선생님이 되고자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정년 후 어디서, 어떻게 강단에 설 수 있을까? 지금도 열심히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꿈이 있었다니 아이들 교육을 잘 했을 것 같습니다. 자녀교육에서 무엇을 강조했나요?

서로 약속을 했지요. 자기가 해야 할 본분은 각자 알아서 최선을 다해서 잘 하자고 했지요. 학생은 학생으로서 그리고 부모님은 어른으로서의 본분을 다 하면 되는 것 이었지요. 가훈이 ‘나는 정직하고, 너를 배려하며, 서로 사랑하자’ 인데, 아이들이 정직하고 그리고 책임의식을 갖고 해야 할 일을 스스로 수행할 때 뿌듯했었지요. 물론 사춘기 때에는 잠깐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지금은 본인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여 원하는 전공을 공부하고 있으니, 향후 진로도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자고 약속했습니다. 본인의 계획은 각자의 책임인 것이지요.

핸드볼 선수로 활약했었다 들었습니다.

저는 스트레스를 안 풀면 밤에 답답해서 잠을 못 이루어요. 제가 운동선수 출신이라 운동하는 것을 좋아해서 꾸준히 했었지요. 땀 흘리고 씻고 나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몸이 날아갈 듯 가벼워져요. 주로 실내에서 운동을 하다가 50대부터는 뒷산에서 걷기 시작했어요. 새벽 5시에 일어나 집 근처 북악산의 삼청각 루트를 한 시간 반 정도 걷고 나서 출근하면 정말 행복하지요. 행복이라는 단어를 실생활에서 느끼기가 쉽지 않은데 매일 아침 자연과 같이하는 순간만큼은 다 내려놓고 다 잊어버리고 행복하답니다. 팔각정 꼭대기에 올라가면 온 세상이 내 발 밑에 있어요. 정말 좋답니다. 저 많은 빌딩들 중 내 빌딩은 없지만 다 내 발 아래 있다고, 하하. 최근에는 마라톤을 시작했어요. 작지만 계속 새로운 것에 도전하면서 또 다른 행복을 경험해요.